참호에서 보낸 1460일 존 엘리스 지음, 정병선 옮김 / 마티
아마도 군사학적인 의미를 모르는 내게 너무도 무모해 보이는 돌격전이나 진흙으로 짖이겨진 참호속의 생활모습이며 '인명경시'가 극에 달한 것 같은 전쟁모습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 그림이었다.제1차 세계대전의 전장을 바라보며 생기는 의문은 "왜 저렇게 싸울까?"하는 것이었다..
제1차 세계대전을 하면 떠오르는 연상은 영화 '데드워치'의 그 축축하고 음습한 참호이다. 영화 '영광의 길 (Paths Of Glory, 1957년 미국)'에서의 무모한 돌격전과 그에 따른 말도 안되는 전쟁논리가 또 한번 모습으로 떠오른다. 더구나 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영화 '칼리폴리 (Gallipoli, 1981년 호주)' 에서 터키군이 기다리는 기관총을 향해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병사들의 모습이었다.
그런 궁금증 속에서 접한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의 전쟁양상과 특히 전쟁과정 속에서의 병사들의 삶에 대한 분석이 단연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되었다.
얼마전 보았던 프랑스영화 '메리 크리스마스 (Joyeux Noelm, 2005년 프랑스,독일 외)'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왜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.. 십자가를 걸어놓고 성직을 떠나던 그 신부의 모습을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큰 수확이었다.. 나는 그것이 단순한 개인적인 믿음의 갈등으로 보았으나 그것은 당시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반발이었던 것이다..
그러면서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어진 상황논리에 충실하게(?) 따른 수많은 병사들의 아픔을 가슴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. (스티븐의 독서일기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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